본문 바로가기

레노버 씽크패드 X200 T400 리눅스 민트 설치, 해커 감성 충만한 코딩 머신 만들기

📑 목차

    윈도우 운영체제를 지우고, 가볍고 강력한 리눅스 민트(Linux Mint)를 설치하여 레노버 씽크패드 X200과 T400을 헐리우드 영화 속 해킹 머신처럼 만드는 과정입니다. 윈도우 7보다 가벼운 Xfce 데스크톱 환경을 선택하여 최신 웹 브라우저를 원활하게 구동하고, 터미널 창에 초록색 코드가 쏟아지는 cmatrix 화면보호기를 통해 아이들에게 코딩의 멋짐을 알려주는 수리 엔지니어 아빠의 OS 교체 기록입니다.레노버 씽크패드 X200 T400 리눅스 민트 설치, 해커 감성 충만한 코딩 머신 만들기

    안녕하세요. 씽크패드의 한계를 끊임없이 시험하는 아빠 엔지니어입니다.

    지난 번외 1편에서 윈도우 7을 설치해 봤지만, 화려함 뒤에 숨겨진 무거움과 발열 때문에 결국 다시 윈도우 XP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XP는 인터넷 사용이 너무 불편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가벼우면서도 최신 유튜브와 웹사이트가 잘 열리는 운영체제는 없을까요?

    답은 있습니다. 바로 리눅스(Linux)입니다.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어렵고 낯선 미지의 영역이지만, 개발자들에게는 고향과도 같은 운영체제죠. 특히 씽크패드는 리눅스 개발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노트북이라 호환성이 기가 막히게 좋습니다.

    오늘은 제 레노버 씽크패드 X200을 윈도우의 제약에서 해방시켜 주려 합니다. 윈도우 XP의 레트로 게임 머신이 아닌, 검은 터미널 창에 명령어를 타닥타닥 입력하는, 마치 첩보 영화 속 천재 해커가 쓸 법한 코딩 머신으로 변신시켜 보겠습니다.

    왜 하필 리눅스 민트(Linux Mint)인가?

    리눅스에도 종류(배포판)가 수백 가지가 있습니다. 우분투, 페도라, 데비안... 그중에서 구형 노트북 초보자에게 가장 적합한 것은 리눅스 민트, 그중에서도 Xfce 버전입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윈도우와 사용법이 거의 똑같습니다. 시작 버튼이 있고, 작업 표시줄이 있고, 마우스로 클릭하면 됩니다. 아이들도 금방 적응합니다. 둘째, 깃털처럼 가볍습니다. 윈도우 7이 모래주머니를 찬 느낌이라면, 리눅스 민트 Xfce는 날개를 단 느낌입니다. 씽크패드 X200의 사양으로도 아주 쾌적하게 돌아갑니다.

    설치: 펭귄을 입양하는 방법

    설치 과정은 윈도우보다 오히려 더 세련되었습니다.

    1. 리눅스 민트 공식 홈페이지에서 Xfce Edition ISO 파일을 받습니다.
    2. 루퍼스(Rufus)로 USB에 굽습니다.
    3. 씽크패드에 꽂고 부팅합니다.

    설치 화면이 뜨면 디스크를 지우고 Linux Mint 설치를 선택합니다. (윈도우 XP와 작별하는 순간이라 조금 섭섭하지만, 과감하게 밀어버립니다.) 놀라운 점은 드라이버입니다. 씽크패드는 리눅스 재단과 친한 하드웨어라서, 와이파이, 소리, 화면 밝기 조절, 심지어 빨콩(트랙포인트)까지 설치 직후 아무런 설정 없이 완벽하게 작동합니다.

    레노버 씽크패드 X200 T400 리눅스 민트 설치, 해커 감성 충만한 코딩 머신 만들기

    터미널의 마법: sudo apt update

    설치가 끝나고 부팅된 화면은 심플 그 자체입니다. 하지만 리눅스의 진가는 터미널(Terminal)에 있습니다. 바탕화면에서 Ctrl + Alt + T를 누르자 검은색 창이 뜹니다.

    아이에게 보여줍니다. "영화에서 해커들이 마우스 안 쓰고 키보드만 두드리지? 이게 바로 그거야." 명령어를 입력해 봅니다. sudo apt update 암호를 입력하자 하얀 글씨들이 촤라락 올라가며 시스템을 업데이트합니다. 마우스로 버튼을 찾는 게 아니라, 글로 명령을 내리는 이 방식. 아이가 "우와, 아빠 진짜 해커 같아!"라며 감탄합니다.

    헐리우드 해커 따라잡기: cmatrix

    리눅스를 깔았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의식이 있습니다. 바로 cmatrix 설치입니다. 터미널에 다음 명령어를 입력합니다. sudo apt install cmatrix 설치가 끝나고 cmatrix라고 치고 엔터를 누르는 순간, 씽크패드 화면이 영화 매트릭스의 한 장면처럼 변합니다. 검은 화면 위로 초록색 일본어와 숫자들이 비처럼 쏟아져 내립니다.

    F11을 눌러 전체 화면으로 만들면 장관입니다. 카페에서 이렇게 해두고 화장실 다녀오면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수 있습니다. 실질적인 기능은 없지만, 이 감성 하나만으로도 리눅스를 깔 이유는 충분합니다.

    최신 웹 서핑의 자유

    감성만 있는 게 아닙니다. 리눅스 민트에는 최신 파이어폭스(Firefox) 브라우저가 기본 내장되어 있습니다. 윈도우 XP에서는 접속이 안 되던 사이트들이 뻥뻥 뚫립니다. 유튜브도 1080p까지는 무리여도 720p로 아주 매끄럽게 재생됩니다.

    은행 업무나 게임은 못 하지만, 웹 서핑, 유튜브 시청, 문서 작성 용도로는 윈도우 7보다 훨씬 빠르고 안전합니다. 바이러스 걱정도 거의 없습니다. 리눅스용 바이러스는 매우 드무니까요.

    아이들을 위한 파이썬(Python) 첫걸음

    그리고 리눅스는 최고의 코딩 교육 도구입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썬(Python)이 이미 깔려있습니다. 터미널에 python3라고 치고 print("Hello ThinkPad")라고 입력하게 해 봅니다. 화면에 Hello ThinkPad라고 출력됩니다.

    "네가 쓴 글자가 컴퓨터에게 명령을 내린 거야." 복잡한 프로그램 설치 없이 바로 코딩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컴퓨터의 밑바닥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씽크패드 리눅스 머신은 미래의 개발자를 위한 최고의 장난감입니다.

    윈도우 XP가 과거의 추억을 즐기는 박물관이었다면, 리눅스 민트는 미래의 기술을 배우는 실험실입니다. SSD를 바꿔 끼우는 것만으로 제 씽크패드는 1990년대와 2020년대를 오가는 시간 여행 장치가 되었습니다.

    소프트웨어로 할 수 있는 극한의 실험을 해봤으니, 다음 번외편에서는 하드웨어 개조의 끝판왕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씽크패드 X200의 유일한 단점이라 불리는 물 빠진 색감의 TN 패널. 이것을 쨍하고 선명한 광시야각 IPS(AFFS) 패널로 교체하는 고난도 수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납땜은 필요 없지만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작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