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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버 씽크패드 X200 T400 윈도우 XP 외관 복원, 끈적이는 우레탄 코팅 제거와 세척

📑 목차

    이 흘러 녹아내린 우레탄 코팅(러버 코팅)을 소독용 에탄올과 매직 블럭을 이용해 손상 없이 제거하고, 매끄럽고 깨끗한 플라스틱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주는 수리 엔지니어 아빠의 외관 복원 기록을 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씽크패드를 닦고 조이고 기름 치는 아빠 엔지니어입니다레노버 씽크패드 X200 T400 윈도우 XP 외관 복원, 끈적이는 우레탄 코팅 제거와 세척.드디어 올 것이 왔습니다.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윈도우 XP 최적화, 빨콩 교체까지 마치고 이제 정말 완벽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노트북을 덮으려다가 인상을 찌푸립니다.

     

    "으, 아빠! 노트북 뚜껑이 끈적거려. 만지니까 손에 검은 때 같은 게 묻어."

    확인해 보니 정말 그렇습니다. 노트북 안쪽은 깨끗하게 닦아놨지만, 바깥쪽 검은색 뚜껑(상판) 부분이 마치 스티커 끈끈이가 남은 것처럼 찐득거립니다. 물티슈로 닦아봐도 소용없고 오히려 먼지나 휴지 조각이 달라붙어 더 지저분해집니다.

     

    이것은 씽크패드 X200과 T400을 비롯한 그 시절 고급 전자기기들의 공통적인 지병, 바로 우레탄 코팅(러버 코팅)의 가수분해 현상입니다. 처음 샀을 때는 보들보들하고 고급스러운 촉감을 주던 코팅막이, 세월이 흐르며 공기 중의 수분과 반응해 녹아내리면서 끈적한 흉물로 변해버린 것입니다.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손대기 싫은 촉감이라면 아이들이 쓰지 않겠죠. 오늘은 이 끈적임과의 전쟁을 선포합니다. 화학 약품 냄새 없이, 집에서 구할 수 있는 도구로 이 묵은 때를 시원하게 벗겨내 보겠습니다.

    왜 씽크패드는 끈적거리는가

    레노버 씽크패드의 상징은 도시락통 같은 무광 블랙 디자인입니다. 이 고급스러운 무광 질감을 내기 위해 제조사는 플라스틱 위에 얇은 고무 막을 입히는 우레탄 코팅을 사용했습니다. 이 코팅은 흠집에 강하고 그립감을 좋게 해주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바로 수명입니다.

     

    보통 5년에서 10년이 지나면 코팅의 화학 결합이 끊어지면서 액체처럼 녹아내리기 시작합니다. 제 X200은 창고의 습한 기운을 받으며 15년을 버텼으니, 코팅이 멀쩡할 리가 없습니다. 이것은 청소를 안 해서 생긴 때가 아니라 화학적인 변화이므로, 퐁퐁 같은 세제로는 절대 지워지지 않습니다. 오직 코팅 자체를 녹여서 벗겨내야 합니다.

    준비물: 소독용 에탄올과 인내심

    많은 분들이 스티커 제거제나 아세톤을 쓰라고 추천하지만, 절대 안 됩니다. 아세톤은 플라스틱 본체를 녹여버려서 씽크패드 특유의 검은색을 하얗게 탈색시킬 수 있습니다.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재료는 약국에서 파는 천 원짜리 소독용 에탄올입니다. 혹은 집에 굴러다니는 손 소독제(겔 타입)도 아주 좋습니다.

    준비물:

    1. 소독용 에탄올 (또는 알코올 솜, 손 소독제)
    2. 물티슈 많이 (검은 때가 엄청 나옵니다)
    3. 안 쓰는 플라스틱 카드 (두꺼운 코팅 긁어내기용)
    4. 매직 블럭 (마무리용)
    5. 비닐장갑 (손 보호용)

    레노버 씽크패드 X200 T400 윈도우 XP 외관 복원, 끈적이는 우레탄 코팅 제거와 세척

    실전: 끈적임을 벗겨내는 3단계

    1단계: 불리기 노트북 뚜껑 위에 에탄올을 듬뿍 적신 물티슈를 5분 정도 올려둡니다. 끈적하게 굳은 코팅을 알코올로 말랑말랑하게 불리는 과정입니다. 손 소독제 겔을 발라두어도 좋습니다. 알코올 성분은 코팅 막을 분해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2단계: 긁어내기 어느 정도 불었다 싶으면 플라스틱 카드로 표면을 살살 긁어봅니다. 마치 때를 밀듯이 검은색 국수 같은 찌꺼기가 밀려 나옵니다. 이게 바로 녹아내린 코팅 덩어리입니다. 너무 세게 긁으면 플라스틱에 기스가 날 수 있으니 힘 조절이 필요합니다. ThinkPad 로고나 Lenovo 로고 부분은 은박 스티커인 경우가 많으니 피해서 조심스럽게 작업합니다.

    3단계: 닦아내기 큰 덩어리를 걷어냈으면, 이제 매직 블럭이나 천에 알코올을 묻혀서 박박 문질러 닦습니다. 물티슈가 새카맣게 변할 때까지 계속 닦습니다. 팔이 아플 정도로 문지르다 보면, 어느 순간 끈적임이 사라지고 매끈매끈한 플라스틱 속살이 드러납니다.

    무광에서 유광으로, 새로운 매력

    한 시간여의 사투 끝에 모든 코팅을 벗겨냈습니다. 결과물은 어떨까요? 원래의 보들보들한 무광 느낌은 사라졌습니다. 대신 아주 매끄럽고 살짝 광택이 도는 단단한 플라스틱 표면이 되었습니다.

     

    처음엔 "어? 너무 번들거리는 거 아니야?" 싶었지만, 오히려 장점도 있습니다. 더 이상 손자국이 남지 않고, 끈적이지 않으며, 먼지가 앉아도 훅 불면 날아갑니다. 무엇보다 손에 닿는 촉감이 아주 시원하고 깔끔합니다. 15년 묵은 때를 벗고 새 피부를 얻은 셈입니다.

    ThinkPad 로고도 깨끗하게 닦아주니 은색 빛이 더 영롱하게 빛납니다. 아이에게 만져보라고 했습니다. "우와, 아빠! 이제 하나도 안 끈적거려. 미끌미끌해서 좋아." 아이가 얼굴을 비벼도 될 정도로 깨끗해졌습니다.

    씽크패드 복원, 하드웨어 편을 마치며

    이로써 레노버 씽크패드 X200과 T400의 모든 하드웨어 수리와 복원 작업이 끝났습니다. CMOS 배터리부터 시작해 서멀 구리스, 쿨링팬, 키보드, 램, SSD, 확장 포트, 그리고 외관 복원까지. 먼지 구덩이 속에 있던 고철 덩어리가 아빠의 손길을 거쳐 완벽한 현역 기기로 재탄생했습니다.

     

    이제 이 튼튼한 그릇에 무엇을 담을지, 소프트웨어 활용 편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다음 편부터는 [시즌 3: 윈도우 XP 실전 활용과 고전 게임]으로 넘어갑니다. 그 첫 시작으로, 아이들의 타자 실력을 책임질 한컴 타자 연습 2007 설치와, 긴 글 연습으로 아빠와 대결하는 즐거운 시간을 담아보겠습니다.